밤낚시
베란다에 들어가더니 한참을 부스럭 거리다가 짐을 하나 둘 꺼내오기 시작한다. 뭘 하려는가 보니 여태 하나 둘 사 모았던 낚시대를 전부 다 꺼내고, 내가 '여기 혼자 들어가서 뭐하려고?' 라고 물었던 작은 텐트도 꺼낸다. 등산 가방에는 이미 에어매트리스와 침낭도 하나씩 들어있었는데, 남은 공간에 랜턴이랑 보온병 그리고 평소엔 읽지도 않던 책까지 한권까지 넣는다. 본인 몸집만한 짐이 두개나 있어 들고 갈수나 있을까 싶은데 아직 먹을건 챙기지도 않았다. "낚시 하고 올게." "먹을건 안챙겨도 돼?" "방금 저녁 먹었으니까 괜찮아. 가다가 편의점에서 간식거리 좀 만 사서 가면 돼." "어디로 가는데?" "그냥 가다가 자리 있으면 자리 잡는거지. 내일 아침에 올게." 도대체 아무것도 없는 강에, 캄캄해서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