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1

Jaka, Korea

너와의 첫 여행인데.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싶었다.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사람에게서. 맛있는 제주의 식재료들로 만들어지는 기분 좋은 자카의 저녁 식사. 구운가지와 파프리카 살사 전복 브루케스타 마약 같은 치즈 버터 감자 버섯 루꼴라 샐러드 스페인에서 먹었던 것 보다 훨씬 스페인음식 같았던 제주 딱새우와 돼지 빠에야 어메이징한 능력자, 쉐프 자카.

Le Monde de Sophie, France

아를에서의 첫 날 우연치 않게 들렸던 가게. 이후 매일 아침 들리게 되었다. 짧은 기간동안 단골이라 부르기엔 그렇지만. 친구네 집에서 간단하게 아침 먹는 기분이었다. 불어가 서툴었던 여행객에게 친절을 베풀어준 고마운 친구.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샐러드와 샌드위치 그리고 따뜻한 수프까지. @ Le Monde de Sophie add. 14 Rue de la République, 13200 Arles, France tel. +33 4 90 97 11 03

산티아고 순례길, 여기가 어디지?

- Sí oui yes - 분명 조금 전에 본 민달팽이는 검은색이었는데, 지금 본 민달팽이는 갈색이다. 같은 종이 확실한데 도대체 뭐가 달라진걸까 싶어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길의 경사가 완만해졌고, 나무들의 키가 낮아졌고,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못 보던 꽃들이 곳곳에 숨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가 얼마나 걸어 온 걸까.

산티아고 순례길, 나를 위로하는

- 걱정하지마. 어차피 네가 걱정하는 미래는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나기로 약속 된 것도 아니야. 지금 할 수 있는게 미래에 대한 걱정 뿐이라면 넌 괜한 고생을 하고 있는거야. 차라리 지난 시간을 돌아봐. 그게 너의 주춧돌이 될 거니까. - 믿지 않아도 좋아.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문제는 이미 일어났고 답안지가 있을지언정 풀이는 내가 해. - 인정하기 싫으면 도망가도 돼. - 슬픈 죄인의 표정으로 있을 필요는 없다.

산티아고 순례길, 노란 화살표

- 지금은 걷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사람들만 잘 따라가도 길을 헤메지 않는다. 게다가 길을 헤메이기 힘들 정도로 노란 화살표가 잘 보인다. 예전엔 표식이 적어 길 위에 돌멩이를 쌓아 표시해두었다고 한다. 이제는 조금만 큰 마을에 가도 인도 위에 까미노를 안내하는 타일들이 깔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례자가 다른 길로 가고 있으면 마을 사람들이 길을 나서서 길을 알려준다. 처음에는 그저 길을 걷기 위한 안내 표식이라는 개념으로 화살표를 찾는다. 계속 그 표식이 보여야 내가 길을 잘 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든다. 내가 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해진다. 그러다 오랜 시간 길을 걷다보면 종종 다른 생각들을 하곤 한다. 이게 맞는건가. 벗어나 볼까.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이런 생각이 들 때 쯤 화살표는 어..

산티아고 순례길, 왜 여기까지 오는거야?

-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저런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 아무래도 예전보다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야고보 성인이 걸었던 순례 길을 걷는 사람들은 가톨릭 신자들로 국한되어 있지 않다. 국적, 문화, 종교가 모두 다른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각기 다른 이유에서 이 길을 걷는다. - 야고보 성인이 선교를 위해 스페인 땅 위에 올랐다. 그 옛날 제대로 된 신발 없이 그는 예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포교를 하며 긴 여정을 시작했다. 순례길을 걷는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누군가 다음 마을까지 짐수레에 태워준다고 했을때 야고보 성인이 '아닙니다. 저는 오직 걸어서만 선교활동을 할 겁니다.' 라고 말했을까? 그가 어떻게 길을 걸었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