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337

T2 tea

이게 언제 적 포장지인지. 2013년인가? 호주에서 시원한 차를 한잔 테이크아웃 하면서 포장해준건데 사진과 디자인이 예뻐서 가지고 있다가 아직도 못 버리고 체리색 장롱에 붙여 놨다. 색깔이 잘 맞네. 마음 같아선 티팟이랑 티세트도 다 사오고 싶었지만.. 가져올 수 있는거라곤 고이 접은 포장지가 전부였다. 내게 예쁜 찻장이 생긴다면 티투 제품을 넣어두고 싶다. https://www.t2tea.com/

일상다반사 2019.11.21

2012년 10월 21일 3시 58분에 작성한 글입니다.

믿음과 신뢰라는걸 수치화 시켜서 눈으로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인복은 많지만 친구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헌데 내가 호주에 간다고 이야기 했을 때 무슨 이유인지 여기 저기에서 가기 전에 보자는 연락들이 왔다. 그리고 그에 휩쓸려 나도 그들에게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러자고 대답했다. 전에 내가 그냥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한국을 떠난다고 이야기 했을 때도 나는 그리 신경쓰지 않았다. 평소에도 보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평생 못 볼 사람도 아니었다. 언제고 다들 한국에 들어올 사람들이었으니 유난떨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옆에서 섭섭한 소리를 해대는데 내가 한술 더 떠 거들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리고 내가 호주에 간다고 이야기 했을 때도 나는 누군가를 만나고..

일상다반사 2019.11.17

착륙

비행기를 타본 적이 몇 번 없는데 탈 때마다 어떻게 창가 쪽 자리에 앉거나 비상구 앞에 앉는다. 운이 좋은 건가. 그렇게 앉아 창 밖을 보고 있으면 내가 탄 항공사의 로고가 박힌 날개가 보인다. 그리고 이륙. 비행. 착륙. 그 시간 동안 창 밖을 보고 있으면 항공사의 로고도 비행기의 날개도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가만있는데 지구가 움직이다. 라는건 헛소리고. 커다란 날개 밑에 붙은 작은 날개들이 움직이는 게 보인다. 저렇게 얇고 연약해보이는 날개가 어떻게 이 커다란 몸체를 지탱하고 있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작은 새가 날아다닐 때에도 수십 번 날갯짓을 하는데 이 녀석은 그냥 까딱이며 움직인다. 그런데 또 신기한 게 그렇게 작게 움직이는데도 비행기는 정말 크게 움직인다. 새는 값이 얼마 안 나가는 벌레를 먹..

일상다반사 2019.11.17

냉동만두

나는 아직도 그 때를 기억합니다.당신에 대한 기억이 그것 뿐이라는 것이 슬픕니다. 늦은 새벽 잠에서 깨어 침대 밖으로 나왔을 때 부엌에서 허기를 달래던 당신.냉동만두를 꺼내 먹던 모습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새하얗게 얼어있던 만두를 당신은 냉동실에서 그냥 꺼내먹었습니다.구워지지도 찌워지지도 않았던 그 만두.꽝꽝 얼어있던 만두를 전자렌지에 살짝 녹여 딱 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녹았던.말랑 말랑하지도 않고 바삭하지도 않았던.얼마나 급했던건지.얼마나 허기가 졌던건지.당신은 냉동실에서 꺼낸 만두를 그냥 먹었습니다.

일상다반사 2019.01.10

What I want

나도 모르겠다. 담배 한대를 태우려 라이터에 불을 붙인다. 드드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담배가 불에 타들어가기 시작한다. 내가 원하는게 뭘까. 현재에 충실해 지금을 즐기며 살자고 외친다. 눈 앞에 닥친 현실은 그저 피하고만 싶을 때도 많기에 잊지 말자고 몸에도 새겼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 정도의 인내는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마저도 즐기고자 억지로라도 미소 지으며 살았다. 이 억지 웃음이라도 사라지면 그땐 끝이라도 생각했다.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니 아직도 잘 씻기지 않은 비누거품이 군데 군데 묻어있고 눈에 비누라도 들어갔는지 여긴 찌푸려진게 아니다. 그래. 그냥 돌아왔다고 생각하자. 나중에 못해 볼 경험을 해봤다고 생각하자. 나는 그저 길을 잘못 들은것 뿐이다. 어느쪽으로 가야 내가 원하는 곳..

일상다반사 2016.08.06

새해맞이 등산

새해를 맞아 등산을 하고 싶다는 동생의 바램을 들어주고자. 그리고 나도 뜻 깊은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 짧은 수면 시간을 보내고 일어나 등산을 시작했다. 빠르게 움직였다가도 한발 한발 신중히 딛을 수 밖에 없었던 겨울 산. 그저께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았을 걸 잊은채 아무것도 모르고 올랐다.아이젠이 무어냐. 커피믹스가 무어냐. 정상에 올랐으면 됐지. 새해 첫날을 정상에 올라 해맞이 하면 되는거 아니겠는가.우리가 올라가고 있을 땐 이미 정상에서 해돋이를 보고 내려오는 많은 사람들과 부딪혔지만 그게 무슨 대수인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조금 늦었을 뿐.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잠 한 숨 더 잔거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게다가 새벽보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오르지 않았는가. 유난히도 짙은 파란색을 보이던 하늘. ..

일상다반사 201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