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337

웃어야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교장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2학년때 담임을 맡아주셨던 선생님의 안부가 궁금해 편지를 썼으니 대신 전해달라했다. 그 편지가 과연 전달 되었을지 궁금했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다. 눈가의 주름은 충분히 깊었지만 나이보다 열살은 어려보였다. 그 비법이 무엇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웃어야지." 일을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전화를 하다가도 갑자기 이 말이 튀어 올랐다. 한 달 동안 이 말은 나를 기습했다. 내 표정이 이상한가? 라는 생각에 화장실 거울을 보며 웃는 모습을 여러번 지어보이게 됐다. 입꼬리는 광대까지 올라갔고, 나는 언제나 호탕하게 웃었다. 웃어서 생기는 주름은 예쁘다길래 하회탈 보다 더 크게 웃어보였다. 이건 내가 살기 위한 주문이었다.

일상다반사 2021.12.17

노스탤지어의 가을

뉴스 하나 하나를 읽어 내려 갈 때마다 더러운 사실을 직면하는게 싫었다. 나는 언제나 그 감정에 동요되고 혼자 가슴 앓이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겠는가 생각에, 나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려나 싶었다. 이젠 이런 나 자신에게 질린다. 눈 앞에 새하얀 눈이 떨어져 바닥을 질척거리게 만들더라도. 이 하얀 눈을 앞으로 내가 볼 날이 얼마나 있겠는가. 미친 강아지 처럼 신나게 소리지르며 눈 싸움을 하는 즐거움을 잊지 말자.

일상다반사 2021.12.17

본능

본능과 이성의 충돌은 언제나 일어난다. 본능은 육체적으로 이성은 정신적으로 작용하는데 육체와 정신은 하나의 묶음이면서도 각기 독립적인 개체이기 때문이다. 그 두가지가 가지고 있는 목표, 존재의 이유의 끝을 따라가보면 결국엔 생존 때문이라는 결론이 난다. 무의식 중에 이성을 놓고 본능적으로 행동 했던 날이 있을 것이다. '내가 왜 이러지? 이런 말을 하려고 했던게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해서 본능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본능적이라고 말하기엔 약하지만. 정말 생각치도 못한 말. 기억 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에서 한번은 생각했던 말임에는 틀림이 없다. 본능이라는 것은 이렇게 볼 수 있다. 생각도 하기 전에 말이나 행동이 튀어 나오고.상황이 종료 되어 이성이 본능을 억누르기 전까진 ..

일상다반사 2021.12.16

소속감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가방을 내려놓고서 아무것도 없이 발걸음 하던 골목길이 있었다. 그 곳에 가면 누군가가 공깃돌이나 토끼풀과 함께 나를 불렀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골목길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는 친구들이 해가 지날 수록 늘어났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 싶었던 속셈학원, 피아노학원, 미술학원, 태권도학원, 컴퓨터학원을 엄마는 보내주지 않았다. 나는 혼자 그네를 타며 하늘을 날았다가 다시 땅에 내려왔다. 친구가 꼭 필요한건 아니었다. 혼자서 집에서 할 수 있는건 많았다. 물감으로 손톱에 색깔도 칠해보기도 하고, 우산으로 집을 만들어 내내 비를 구경하기도 했다. 숙제도 할 것이 많았고, 공부를 위해 책도 읽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혼자 할 수 있는데에는 한계가 ..

일상다반사 2020.01.11

욕구 단계 이론 Hierarchy of needs theory

사람의 욕구는 가장 보편적으로 식욕, 수면욕, 성욕이라고 알고 있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 American psychologist)는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피라미드를 만들어 나눴는데 식욕, 수면욕, 성욕은 생리적 욕구에 해당 된다. 후에 그는 여덟가지로 피라미드를 수정했으며 다섯가지에서 추가로 인지적 욕구, 심미적 욕구, 자아초월 욕구이다.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는 무엇일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쌓여 짜증이 날 때가 있다. "먹는거 가지고 치사하게 왜 그래." "이사가는 그 집에 방범창은 있어?" "저는 OO초등학교 O학년 O반 아무개 입니다." 일상적으로 우린 의도치 않게, 너무나 당연하게 욕구를..

일상다반사 202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