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냉동만두

MUSON 2019. 1. 10. 18:30

나는 아직도 그 때를 기억합니다.

당신에 대한 기억이 그것 뿐이라는 것이 슬픕니다.


늦은 새벽 잠에서 깨어 침대 밖으로 나왔을 때 부엌에서 허기를 달래던 당신.

냉동만두를 꺼내 먹던 모습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새하얗게 얼어있던 만두를 당신은 냉동실에서 그냥 꺼내먹었습니다.

구워지지도 찌워지지도 않았던 그 만두.

꽝꽝 얼어있던 만두를 전자렌지에 살짝 녹여 딱 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녹았던.

말랑 말랑하지도 않고 바삭하지도 않았던.

얼마나 급했던건지.

얼마나 허기가 졌던건지.

당신은 냉동실에서 꺼낸 만두를 그냥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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