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았던 곳 122

Cerveceria Titanic, Spain

산토 도밍고의 인상적인 가로수. 지나가는 마을이라 잠깐 요기만 하고 지나갔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하루쯤은 머물고 싶은 마을이다. 곳곳에 맛있어 보이는 가게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다시 가고 싶은 세르베세리아 타이타닉..!! Pinco especial 오이 피클에 참치를 넣고 양파랑 피망 잘게 썰은 것을 위에 얹은 뒤 올리브 오일을 뿌린건데. 도대체 이거 뭐지?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빵으로 접시까지 싹싹 닦아 먹었다. Pimientos rellenos 피망에 들어가 있었던건 아니지만. 흡사 전 같다. 맛있었는데 뭐라고 묘사해야할지 모르겠다. Tortilla 또르띠야Tortilla 는 어느 동네, 어느 펍을 가나 볼 수 있다. 이름은 또띠야인데 스페인식 오믈렛이다. 어딜가나 그 집만의 고유의 맛이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앞을 보고 걸을지 발을 보고 걸을지

- 달팽이를 참 많이도 봤다. 내가 평생 볼 달팽이들을 다 보지 않았을까. 난 그냥 돌맹인줄 알았는데 그게 다 달팽이더라. - 집도 없는데 토실 토실하게 생겨서 꽤나 몸 집이 큰 까만색 민달팽이. 이 녀석 이름이 뭘까? 찾아 봐야지 찾아봐야지 했는데 아직도 안 찾아봤다. 내일은 꼭 찾아봐야지. - 길 위에서 달팽이 한마리를 만났다. 이 마른 땅을 위에 어쩌다 올라왔는지. 쳐다보고 있으니 부지런히 속도를 내어 기어간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조금도 돌아가지 않고. 무조건 앞만 보고 간다. 돌맹이 하나가 길을 가로 막았다. 뾰족하게 생긴 못생긴 돌이었는데. 그걸 피해가지 않고 기어 올라 결국 넘어 간다. 몰랐던걸까. 알면서 그랬던걸까. 앞만 보고 가는구나. - 열심히 걸어가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그 목적지..

산티아고 순례길, 시속 3km

- 하는 일이라곤 걷는 것 밖에 없을거라 생각했다. 오늘, 내일 그리고 그 다음날도 걷고, 또 걷고. 하지만 나에겐 하루 일과가 있었다. 생각치도 못했던 일. 한 달이 넘는 시간동안 800km를 걷는다는건 생각보다 계획이 필요한 일이었다. - 어디로, 언제까지 걸을 것인가? 산티아고까지 걸을 것이다. 내 몸이 허락하는한 끝까지 걷고 싶다. 산티아고 추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기에 일정에 여유는 많은 편이다. 산티아고까지 약 800km가 안되는데 그렇다면 하루에 얼마나 얼마동안 걷는가? 내 몸의 컨디션과 길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하루에 2, 30km 씩 걸으려고 한다. 중간에 하루 이틀 씩 쉴 것을감안해서 총 일정 3, 40일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생각보다 빠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다. 묵을 숙소는 정했..

산티아고 순례길, 뿌연 안개 속 텅빈 머리 통

- 새벽에는 어젯밤 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고, 피레네의 날씨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었다. 기상 예보에선 오늘, 내일이 지나야 날이 갤 것 같다고 했다. 겨울에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 갈 때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때문에 길이 통제되는 기간도 있다고 들었고, 얼마전에는 눈이 내렸다는 걸 들었기에 신경이 곤두섰다. 워낙에 첫 날부터 높은 산을 넘어가야 하는데다가 27키로미터는 가야 숙소가 있기 때문에 중간에 돌아올 수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땐 따져봐야 하는게 많았다. 어제와 같이 길에서 바들 바들 떨고 싶진 않았다. - 길이 통제 된 건 아니니 위험하지 않을 거라, 이 정도 비라면 걷는데 무리도 없을 것 같았다. 이미 출발한 사람들도 있었기에 그들을 따라 가다보면 길은 헤매지 않겠지. 우비를 입을까하다 옷만..

산티아고 순례길, 잊을만하면 그는 내 뒷통수를 친다.

- 올해 초 나는 심신이 꽤나 약해져있던 상태였다. 일은 힘들었고, 내 마음은 더 나약해졌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일을 그만두고,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한달 동안 집안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 뒤에. 나는 가진 돈을 탈탈 털어 파리로 출발했다. 파리는 나의 로망을 가진 도시였고, 순례자의 길은 나의 도피처였다. 내가 바라는건 파리의 로망을 지키는 것이었고. 순례자의 길에서 내가 가진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던지, 생각을 비우던지, 아니면 해결책을 찾는것이었다. 뭐라도 하나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랬으면 싶었다. 정말 단 하나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 지푸라기 잡는 심정 치고는 너무 멀리까지 온거 아닌가 싶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고..

Brewman Coffee. Da nang, Vietnam

골목 끝 숨어 있는 BREWMAN COFFEE. 여기가 아닌가? 싶을 때 한 발자국만 더 가면 찾을 수 있다. 더운 날씨에 통유리도 되어 있어서 온실 속에 들어와 있는 더운 기분. 작은 복층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남성 티셔츠도 팔고 있었다. 집 앞에 있는 작은 카페같은. 우리나라는 에스프레소나 핸드드립 커피를 주로 마시는데, 베트남에선 다양한 추출 방식을 고를 수 있어서 더 다양한 커피맛을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융드립, 핀드립, 에어로프레소까지 손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오더할 수 있다. 게다가 커피 원액과 물까지 정확하게 계량해서 서브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에스프레소! @ Brewman coffee add. k27a/21 Thái Phiên, Phước Ninh, Q. Hải..

Lane Cove National Park. Sydney, Australia

@Lane Cove 레인코브는 시드니의 국립 공원으로 산책, 소풍을 하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조용히 걷다보면 작은 의자가 자리잡고 있고, 그 곳에 앉아 보는 풍경 또한 신비롭다. 나는 인적이 드문 트레킹 코스를 걸었는데 레인코브 외곽으로 나오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맹그로브 숲을 볼 수 있다. 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시간이 있어 들어 갈 땐 땅이 젖어 있는 정도 였는데 돌아 나올 땐 땅이 어느새 물에 살짝 잠겨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맹그로브 숲을 걷는 일도 흔치 않은 일인데 내가 그 사이를 가로질러 걷게 되는 일이 있을 줄은 생각치도 못했다. 땅 위로 올라온 뿌리는 숨을 쉬고, 짜디 짠 바닷물 때문인지 나무들이 회색빛을 띈다. 가까이 가서 나뭇잎을 관찰하면 소금 결정을 찾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