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교장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2학년때 담임을 맡아주셨던 선생님의 안부가 궁금해 편지를 썼으니 대신 전해달라했다. 그 편지가 과연 전달 되었을지 궁금했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다. 눈가의 주름은 충분히 깊었지만 나이보다 열살은 어려보였다. 그 비법이 무엇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웃어야지." 일을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전화를 하다가도 갑자기 이 말이 튀어 올랐다. 한 달 동안 이 말은 나를 기습했다. 내 표정이 이상한가? 라는 생각에 화장실 거울을 보며 웃는 모습을 여러번 지어보이게 됐다. 입꼬리는 광대까지 올라갔고, 나는 언제나 호탕하게 웃었다. 웃어서 생기는 주름은 예쁘다길래 하회탈 보다 더 크게 웃어보였다. 이건 내가 살기 위한 주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