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았던 곳/해외

산티아고 순례길,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가 않는다.

MUSON 2021. 12. 17. 00:49

-
여전히 먹고 싶은건 없다.
하지만 배는 고프다.
입에 뭐라도 넣어 본다.

 

-
일어나 사과 한 쪽.
가게들이 문을 열었으니 커피 한잔과 보카딜로Bocadillo 하나.
갈증이 날 때마다 물 한 모금.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는 파라솔 밑에서 콜라 한잔.
한국인은 밥심이니까 저녁으로 빠에야Paella 한 그릇.

 

-
너무 뜨겁지도, 세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햇살이다.
그냥 맞고 있으면 화상을 입어 버릴 정도로 스페인의 태양은 너무 강렬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마을 하나를 지나가는데 작은 개천 옆에 카페 하나가 문을 열었다.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매력은 날 꼬시기에 충분했다.
잠깐 저기에서 열 좀 식히고, 배 좀 채운뒤에 걸어볼까.

평소와 다르게 초리조Chorizo 샌드위치를 하나 주문했다.
날씨도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으니까.
이 기분을 망칠 순 없잖아.

샌드위치 답게 빵 사이에 잘 썰린 초리조가 들어가 있다.
초리조는 딱 알맞게 잘 썰려 있었고 그 어떤 것도 곁들어져 있지 않았다.
빵과 함께 매콤짭잘한 소세지를 먹는다.

딱딱하다.
짜다.

 

-
잘 먹고 나왔는데도 배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