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9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하루가 너무 바쁘게 흘러 잠을 청할 시간도 없는데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어. 목이 까슬해져 잠깐 물을 마시는 사이에. 길을 걷다가 누군가와 살짝 스친 사이에. 잠을 청하려 누워 이불을 덮으려는 사이에. 그 잠깐 사이에도 외로움은 내 가슴을 관통해 시린 바람을 뿌리더라. 정말 작은 시간이라도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주는데 써준다면 난 정말로 당신에게 고마워할꺼야. 당신이 내 생각을 해줘서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걸 느끼고. 당신이 내게 연락을 해줘서 나는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걸 느껴.

일상다반사 201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