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겼었던 것/영화 33

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 1994)

-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 좀 더 없나요? - 오늘이 몇일 인 줄 알아요? - 4월 30일이요. - 맞아요. 우리가 내일이 기한인 물건을 팔 것 같아요? - 두시간이나 남았는데 폐기 처분한다는 겁니까? - 기한 지난거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신선한 것을 찾아봐요. - 당신 같은 사람들은 항상 신선한 것 만 찾는군요. 파인애플 한 캔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알기나 해요? 기르고, 수확하고, 얇게 썰어 넣고. 그런 것을 그냥 폐기처분해요? 폐기되는 통조림의 기분이 어떨지 생각이나 해봤어요? - 내가 왜 통조림의 기분까지 생각해야 되죠? 내 기분은 생각해봤어요? 매일 채워 넣고, 쌓고. 다시 내려서 치우고. 나도 통조림의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일도 줄어들테니. ..

캐쉬백 (Cashback, 2006)

- 난 완전히 잠에서 깨어 있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잠에 관한한 면역이 생겨 버렸다. 갑자기 나한테 8시간이 더 생겼다는 걸 깨달았다. 내 인생에 1/3이 더 늘어난 셈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랬지만 오히려 매시간 매초가 지나가는걸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했다. - 시간 조작은 명확한 기술이 아니다.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각 개인의 문제다. 그럼 내 근무 시간이 빨리 가도록 하는 기술은 뭐냐? 난 반대로 상상한다. 시간이 멈췄다고. 인생의 리모컨에서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고 상상한다. 이 멈춰진 세상에선 눈에 띄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누구도 시간이 멈췄었다는 것 조차 모르겠지. 그리고 시간이 다시 돌아와 흐르기 시작할 때 그 보이지 않는 접합면은 이음매 없이 매끈할거다. 자신..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Come Rain, Come Shine, 2011)

- 연락은 해놨어? - 응? ...그 사람이랑? - 응. 궁금해할지도 모르니까. 시간 약속이나.. 날씨도 이렇고.. - 자기 참 나이스해. 좋은 사람이야. - 알잖아 그런 뜻으로 한거 아닌거.. - 아니야. 나 기분 나쁘지 않아. 그렇게까지 신경 써주는데 기분이 왜 나쁘겠어. - 미안해. 난 그냥.. - 왜 나한테 화내지 않는거지? 당신 나하나테 화내도 돼. 봐봐. 그래도 되는 상황이잖아. 듣고 싶어. 난 이제 정말 모르겠거든. 당신이 태어날 때부터 화를 못내는 사람인지. 아니면 화가 나도 정말 잘 참을 수 있는 사람인지. -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화를 낸다고해서 달라질 수 있는건 없잖아. 왠지 그냥 자기 마음이 정해진 이상 어떻게해도 바뀔수 없다는게 느꼈거든. 그리고 분명 나한테 문제가 있으니까..

건축학개론 (2012)

- 지금 자기가 사는 동네를 여행을 해보는거야. - 내가 사는 곳에서 가장 먼 곳이 어딜까? 멀다는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 첫눈? 그거 언제오는데? - 그러니까... 글쎄... 때되면 오는데... - 우리... 그날 만날까? - 너가 그랬어. - 안 그랬어. - 너 분명히 첫눈 오는날 만나자고 나한테 그랬었다고. - 그럴리가 없어 내가 그렇게 유치한 말을 했을리가 없다. - 아, 짜증나 진짜. 녹음을 해놨어야 하는데. 녹음을. - 말해봐. 너 그 때 왜 나한테 잘해줬었어? - 널 좋아했었으니까. - 고백이야? 오래도 걸렸네. - 알고 있었어? - 내가 바보냐? 그걸 몰랐을까. - 이제와서 구지 왜 나한테. 나한테 뭐 때문에. 어? - 궁금해서. - 뭐? - 너 어떻게 사는지. 지금은 어떤지. 궁금했어..

시스터 (L'enfant d'en haut Sister, 2011)

- 옆에서 같이 자도 돼? - 안돼. - 돈 줄게. 100프랑? 아니, 150프랑 줄게. 어때? - ...200프랑. - 183프랑. 이게 다야. 다 가져. 난 필요 없어. - 재고 싸게 파는거에요. 안되요. 그 가격엔 못줘요. 아, 아! 알았어요. 줄게요. 돈줘요. - 죄송해요. 죄송해요. 부인. 부디 용서해주세요. 죄송해요. 부인. - 욕실에 있던 시계가 없어졌어요. - 너란 놈 역겨워. 시스터 감독 위르실라 메이에 (2011 / 프랑스,스위스) 상세보기 시스터 L'enfant d'en haut Sister (2011) 드라마 / 프랑스 / 100 min 감독 우슬라 마이어 Ursula Meier 각본 우슬라 마이어 Ursula Meier 앙트완 자쿠우드 Antoine Jaccoud 질 타우란드 Gi..

미스터 노바디 (Mr. Nobody, 2009)

- 만약 으깬 감자랑 소스를 섞는다면 다시 따로 나눌 수 없어. 영원히. 아빠 담배로부터 나온 연기는 다시 되돌아 갈 수 없어. 우린 되돌아 가지 못해. 그게 내가 고르기 힘든 이유야. 반드시 옳은 선택을 해야 해. 선택을 하지 못한채로 있을수록 모든건 가능한 채로 남아 있어. - 모든게 다 멈췄으면 좋겠어. 그러면 우린 이렇게 평생 함께 있겠지. 만약 숨을 천천히 쉰다면 시간이 느려지겠지.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 - 선사시대였지. 난 네 비명을 들었어. 난 곰을 쫓았지. 그리고 널 달랬어. 내가 꿈에서 깨면 곰은 없어. 하지만 넌 계속 무서워해. 곰을 쫓아내서 사랑을 받았고. 그리고 네가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아. 어떤 부분이 우리의 원초적 공포일까? - 왜 담배 연기는 다시 담배로 되돌아갈 ..

노르웨이의 숲 : 상실의 시대 (Norwegian Wood, 2010)

- 말도 안되는 생일이야. 스무살이 되다니. 어쩐지 바보스러운걸. 난 스무살이 되는 준비 같은거 전혀 돼있지 않았거든. 묘한 기분이 드는게. 어쩐지 뒤로부터 무리하게 떠밀려 온 것만 같아. 내 생각엔 18살, 19살 사이의 사람들은 좀 충격을 받아야 될 것 같아. 18살이 끝나면 19살이 되고, 19살이 끝나면 다시 18살이 되는 거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하다면 모든것이... 더 편해질텐데... - 언제나 그렇게 혼자 여행을 다녀요? - 응, 항상. - 혼자 있는게 좋아요? - 고독을 좋아하는 인간이란 없는 법이야. 억지로 친구를 만들지 않는 것 뿐이지. 그런 짓을 해봤자 실망할 뿐이거든. - 가족들은? 다들 어디 간거야? - 엄마는 무덤에 계시고, 언니는 약혼자와 데이트 하고 있어요. 어..

파수꾼 (Bleak Night, 2010)

- 더 이상 미친짓 하지 말자. - 너 까지 나한테 이러지 마라. 제발. 내가 어떻게 해야돼?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다. 너까지 이러면 안돼. 너만큼은 나한테 있어서.. 진짜.. - 니새끼 입버릇처럼 하던 말 있잖아. 가식적인 새끼 존나 싫어한다고. 근데 존나 웃긴게 뭔지 알아? 니가 제일 가식적이야. 왜 말은 똑바로 하면서 행동은 그따위냐. 그러니까 애들이 다 좇같이 보지. 니가 역겨우니까 주변애들이 다 너 떠나는거야. 니가 옆에 있으면 토할거 같거든. - 내가 뭐, 애들한테 허세부리는게 좋아서 그런줄 아냐?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없으니까. - 왜 그렇게 남 신경 쓰냐. - 그러게.. - 없어질거에 목메지 마라. 피곤하다. - 그래도. 다 없어진다고 해도. 나한텐 너가 있잖냐. 내맘 알잖아, 너. 다시..

리얼 스틸 (Real Steel, 2011)

리얼스틸 감독 숀 레비 (2011 / 미국) 상세보기 리얼 스틸 Real Steel (2011) 액션, 드라마, SF / USA / 127 min 감독 숀 레비 Shawn Levy 각본 레슬리 보헴 Leslie Bohem 존 거틴즈 John Gatins 댄 길로이 Dan Gilroy 제레미 레벤 Jeremy Leven 리처드 매디슨 Richard Matheson 원작 출연 휴 잭맨 Hugh Jackman (찰리 켄튼) 에반젤린 릴리 Evangeline Lilly (베일리) 다코타 고요 Dakota Goyo (맥스 켄튼) - 로봇 복싱이라니. 트랜스포머같은 로봇물인 액션 SF 영화에 파이터같은 복싱을 다룬 드라마 영화라니!! 내가 재미있게 보는 내용들의 조합이다. 기대하지 않고봤지만 정말 보는 내내 소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