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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버스 정류장 옆에 서서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정류장의 지붕 밑에 서 있던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가 내게 '누구 아니에요?' 라고 물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묻는 '누구'가 아니라서 아니라고 얘기하자 그녀는 내게 미안하다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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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누구'의 이름을 입에서 내뱉긴 했지만 아마도 그녀도 그 '누구'를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녀는 나를 알고 있었다. 사실 나 또한 나를 알아보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비오는 날 버스 정류장 옆에 서서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정류장의 지붕 밑에 서 있던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가 내게 '누구 아니에요?' 라고 물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묻는 '누구'가 아니라서 아니라고 얘기하자 그녀는 내게 미안하다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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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누구'의 이름을 입에서 내뱉긴 했지만 아마도 그녀도 그 '누구'를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녀는 나를 알고 있었다. 사실 나 또한 나를 알아보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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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내뱉은 '누구'의 이름은 내 이름이 아니었다. 다른 누군가의 이름과 내 이름이 섞여 있어서 그 이름이 나를 가르키고 있었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결국 그녀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내 이름 때문에 오랜만의 만남을 이렇게 스쳐지나가듯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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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지나가고 나서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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