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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놓인 길

MUSON 2022. 4. 1. 02:48

그는 열심히 노력하여 최고의 집을 지어 살았다.

큰 집이었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했고 여러 보수공사가 필요했기에 나는 그에게 손을 나눠주었다.

보상으로 그는 나에게도 집을 지을 수 있는 땅, 자재, 도구를 지원해 주었다.

덕분에 나는 그처럼 좋은 집에서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졌다.

그의 집을 지을 때 썼던 것과 동일한 재료들로 지반을 다지기 시작했고, 나무를 자르고, 벽돌을 쌓았다.

나도 그처럼 좋은 집에서 살기를 바랐고 그 또한 내가 본인보다 더 좋은 집에서 살기를 진심으로 빌어주었다.

하지만 내 집은 완성되기도 전에 바람이 불어 벽이 무너졌고, 비가 내려 목재가 상했다.

나는 그의 집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집은 오랜 공사 끝에 튼튼했고 더 이상의 다른 공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해 보였다.

그의 집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그는 더 이상 내게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곤란해했다.

그는 재료상을 알려주었지만 그 상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다른 재료상들에게 물었지만 내가 집을 지었을 때 썼던 재료들은 없었다.

나는 무너질 것만 같은 집에 돌아왔다.

처량하게 막은 지붕 위로 우박이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이 집을 어떻게 보수해야 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리고 고칠 수 있을 거란 나의 믿음이 간절했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이러다가 집이 무너져 내가 그대로 묻혀버리면 어떻게 될지 걱정도 되었지만 무너질 것만 같은 이 집을 계속 바라보기는 싫었다.

날은 계속 추워져갔고 집 밖으로 나가 다른 재료들을 찾아볼 때마다 어디서든 그의 집이 보였다.

그의 집은 여전히 멋지고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