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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MUSON 2022. 4. 1. 02:43

꽃을  따다 준다고 해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호수 저 밑에 고요하게 앉아있는 모래처럼 살았다.

바위에 붙은 이끼처럼 가끔씩 다가오는 물결에 몸을 적셨다.

썰물에 떠내려가지 못해 뭍에서 퍼덕이는 이름 모를 물고기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누군가 보지 못하고 발로 챌까 봐 자리를 지켰다.

파도에 바위가 들썩이는 소리가 났다.

앞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길을 잃는다.

목소리가 닿지 않는 곳에서 여기저기를 서성인다.

빛을 내어보지만 눈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