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훌쩍 떠나보기

MUSON 2012. 5. 16. 18:11

쉬는 날.
그냥 눈이 떠지는 시간에 일어나 주섬 주섬 가볍게 짐을 싸고 밖으로 나오는거야.
어디로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버스 터미널로 가자.

아, 어디를 갈까.
고민 하다가 가장 가까운 시간에 있는 버스를 잡아타는 것도 괜찮아.
아니면 한 시간 뒤에 있는 내가 가고 싶던 곳의 버스를 타자.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리면서 못 먹었던 아침 겸 점심을 먹어야지.
북적 북적한 터미널.

그냥 예매한건데 우등 좌석이다! (어쩐지 비싸더라.)






의자를 내가 원하는 만큼 젖혀놓고 창 밖을 보면 내가 평소에 못 봤던 풍경들이 사사삭 지나가.
햇살도 따뜻하고 좋지만 눈이 너무 부신 것 같아.
이렇게 좋은 날씨에겐 미안하지만 잠깐 커튼 치고 있을게.






아까 출발하기 전에 밥을 먹었는데 도착하니까 또 배가 고파.
여기서 가장 유명한 음식을 먹자!
꼭 맛집일 필요는 없어.
배고픈데 눈에 보이는 곳으로 가자.
시장이 반찬이랬어.






원래 타지에서 먹으면 뭐든 다 맛있어.
배불리 밥도 먹었겠다.
어디 앉아 낮잠이나 자자.
어차피 나 아는 사람도 없고, 다시 볼 사람도 없으니 쪽팔릴 것도 없다.
나무 그늘 아래 바람이 살살 부는 곳.
 






아, 그들은 내가 신기할지 몰라도 난 그들이 신기해.
이방인이 타지에서 신기해 하는건 당연하지만 자기 동네에서 낯선이 취급받는건 기분 나쁠지도 모르지만.
최대한 이상하게 동네 주민들을 쳐다봐줘야지.






그래도 가장 재미있는 여행은
관광지보다는
그 동네 냄새 맡는 일이
원래 살던 사람 처럼 행세 하는게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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