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메라 삼순이는 2007년에 내게 왔다.
돈 한푼 없었던 내가 100만원이라는 큰 돈을 대출 받아 어렵사리 구입한 카메라다.
그뒤로 학교를 다니면서 과제도 같이 하고.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밤새 촬영도 같이 하고.
어딘가 놀러갈 때는 항상 옆에 있어 주고.
외로워하거나 심심해하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놀아 주고.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내게 눈에 보이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새로운 기종이 매년 나오고 갖고 싶은 카메라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삼순이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
너무 잘나서 값비싼 녀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허접한 쓰레기도 아니다.
어떨때에는 의외의 곳에서 빛을 발하지만, 가끔은 실망스러울 때도 있다.
험한 주인을 만나 깨끗하지도 못하고 거친 녀석이 되어버렸지만.
그래서인지 더 삼순이가 좋다.
너는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해준 친구다.
photo by. le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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