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가방을 내려놓고서 아무것도 없이 발걸음 하던 골목길이 있었다. 그 곳에 가면 누군가가 공깃돌이나 토끼풀과 함께 나를 불렀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골목길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는 친구들이 해가 지날 수록 늘어났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 싶었던 속셈학원, 피아노학원, 미술학원, 태권도학원, 컴퓨터학원을 엄마는 보내주지 않았다. 나는 혼자 그네를 타며 하늘을 날았다가 다시 땅에 내려왔다. 친구가 꼭 필요한건 아니었다. 혼자서 집에서 할 수 있는건 많았다. 물감으로 손톱에 색깔도 칠해보기도 하고, 우산으로 집을 만들어 내내 비를 구경하기도 했다. 숙제도 할 것이 많았고, 공부를 위해 책도 읽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혼자 할 수 있는데에는 한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