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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1994)

새장 안에 갇혀 살 수 없는 새들이 있다. 그 깃털은 너무나 찬란했다. 새들이 비상하는 그 기쁨을 빼앗는 것은 죄악이다. 내가 원하는건 돌아가는 것이었다 언제든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하지만 한가지 날 머뭇거리게 한 것이 있었다. 쇼생크 탈출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1994 / 미국) 상세보기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1994) Drama / 142 min / U.S.A.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Frank Darabont 각본 스티븐 킹 Stephen King (short story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프랭크 다라본트 Frank Darabont (screenplay) 출연 팀 로빈스 Tim Robbins ..

성폭행

- 성폭행 당한 남자는 어찌 사나. 여자들은 성폭행당했다면 옹호해주고 돌봐주겠지만. 남자들은 성폭행당했다면 병신취급하면서 상대도 안해주겠지. 결국 어디가서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 삭히다가 스트레스 받아 트라우마가 생겨 독거노인으로 살지도 몰라. - 첫경험이 빨랐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보통 중고등학교때 고등학생 누나한테 당한 사례가 거의 대부분인데. 술취한 애 데려가서 아무것도 모르는애랑 붕가붕가하는건 성폭행인거 아닌가? - 남자가 당한거면 아닌거고 여자가 당한거면 맞는건가? - 앞뒤 다 자르고 중학생 여자애가 고등학생 오빠랑 술먹고 붕가붕가했다고 하면 분명 성폭행이라고 할걸? - 어린 소년이 아저씨한테 당하는 일도 다반사다. 얼마전에 성폭행 당한 여자아이가 대장이 파열됐다고 했다. 남자 아이는 그런..

일상다반사 2012.09.06

1층에서 10층으로

- 얼마전에 화천에 가서 놀았을 때 느낀게 뭔지 알아? 우리집이 10층이라는거였어. - 오랜만에 1층에서 머무니 풀벌레 소리랑 물소리가 정말 가득하게 들리더라고. 아기 때부터 15년 동안 지내던 집이 1층이었거든. 바로 뒤가 산이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 - 지금 집은 10층이라 지금은 풀벌레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 꽤나 조용하거든. 아침에 들리는 소리라곤 내가 맞춰놓은 알람시계소리 뿐이야. - 오랜만에 젖은 길에서 울리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니까 10년전 그집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 지금 집에서 걸어서 오분이면 도착하는데 지금도 그때 같은 소리가 들릴지는 모르겠어. 그 집엔 지금 다른 사람이 살아. - 어렸을 때 종종 새벽에 일어나서 성당에 가곤 했거든. 그때 새벽이슬에 젖은 길과 풀벌레 소리를 ..

일상다반사 2012.09.06

갑자기 내뱉은 이름

- 비오는 날 버스 정류장 옆에 서서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정류장의 지붕 밑에 서 있던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가 내게 '누구 아니에요?' 라고 물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묻는 '누구'가 아니라서 아니라고 얘기하자 그녀는 내게 미안하다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 그녀는 '누구'의 이름을 입에서 내뱉긴 했지만 아마도 그녀도 그 '누구'를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녀는 나를 알고 있었다. 사실 나 또한 나를 알아보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 그녀가 내뱉은 '누구'의 이름은 내 이름이 아니었다. 다른 누군가의 이름과 내 이름이 섞여 있어서 그 이름이 나를 가르키고 있었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결국 그녀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내 이름 때문에 오랜만..

일상다반사 2012.09.06

제주. 현대미술관

내가 전시장을 찾았을 때에는 마침 장애아동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내에 있는 미술관이다. 상설전시, 기획전시 모두 마음에 들었다. 작가의 최근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자연스러운 동선. 각 작품에 어울리는 자연광과 스팟조명 밑에 놓여진 작품. 파티션을 겸하는 관람의자. @제주현대미술관 web. http://www.jejumuseum.go.kr/ add.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2114-63 tel. 064-710-7801

제주. 인디음악 전문 펍, B동 301호

마지막 날 저녁.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혼자 맥주마시기는 싫었다. 채동원님이 하시는 펍에 들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겨우 작은 약도를 하나 구해 근처를 뒤졌다. 사진을 보고 2층일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다르게 1층에 위치해있었다. 나는 그를 졸라 말동무가 되어달라고 했다. "뭐가 맛있을까요?" "제주왔는데 한라산 마셔야죠." "한라산 소주! 한잔 마셔봤어요." "토닉은 어때요? 한라산 토닉은 여기에서만 마실 수 있어요." "좋아요!" 잭콕은 가끔 마시는데 토닉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문어숙회랑 먹었던 한라산 소주가 아니라 음악이랑 마시는 한라산 토닉. 같은 술이었지만 다른 맛이었다. 펍 안에는 꽤나 재밌어 보이는 책들도 많아 있었다. 심보선의 시집을 보며 한잔 더 주문했다. 채동원님과 한라산토닉과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