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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길에 하는 것

2014년 가을까지만해도 출퇴근 시간에 간간히 짬을 내어 책을 읽는 것이 하나의 쉼이었다. 그리고 점차 날이 추워지니 책을 읽으려고 준비는 하지만 그 횟수가 점차 줄고 있다. 새벽에 업무가 끝나는 일이 잦은 나로썬 서울에 집이 없어 종종 사우나에서 쪽잠을 자고는 하는데 요즘은 사우나에서 그런 사람들이(의외로 나 말고도 비슷한? 타입의 사람들을 종종 보고는 한다.) 싫은건지. 아니면 사우나는 안하고 자리를 잡아 놓고 밤새 시끄럽게 놀며 어지럽히는 사람들 때문인지. 처음에는 구석 구석 조용히 잠을 청할 곳들이 있었는데 요즘엔 지정된 곳이 아니고서야 잠을 청하기가 힘들어졌다. 이 생활을 시작한지도 곧 일년이 되어가는데 어느새 건강을 챙기기에도 체력이 벅차버렸다. 그러다보니 이젠 잠이라도 마음편히 자야겠다. 라..

일상다반사 2015.01.03

Lane Cove National Park. Sydney, Australia

@Lane Cove 레인코브는 시드니의 국립 공원으로 산책, 소풍을 하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조용히 걷다보면 작은 의자가 자리잡고 있고, 그 곳에 앉아 보는 풍경 또한 신비롭다. 나는 인적이 드문 트레킹 코스를 걸었는데 레인코브 외곽으로 나오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맹그로브 숲을 볼 수 있다. 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시간이 있어 들어 갈 땐 땅이 젖어 있는 정도 였는데 돌아 나올 땐 땅이 어느새 물에 살짝 잠겨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맹그로브 숲을 걷는 일도 흔치 않은 일인데 내가 그 사이를 가로질러 걷게 되는 일이 있을 줄은 생각치도 못했다. 땅 위로 올라온 뿌리는 숨을 쉬고, 짜디 짠 바닷물 때문인지 나무들이 회색빛을 띈다. 가까이 가서 나뭇잎을 관찰하면 소금 결정을 찾을 수 있..

그녀 (Her, 2013)

-알잖아요. 가끔은..그런 생각이 들어요..난 앞으로 내가 느낄 감정을 벌써 다 경험해 버린게 아닐까.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앞으로는 쭉..새로운 느낌은 하나도 없게 되는 건 아닐까.내가가 정말로 느꼈던 감정에서 좀 축소된 어떤 감정들만 남는.. @그녀 Her, 2013Drama, Romance, Sci-Fi / 126 min / USADirector: Spike JonzeWriter: Spike JonzeStars: Joaquin Phoenix, Amy Adams, Scarlett Johansson

가장 따뜻한 색 블루 (Blue is the warmest color, 2013, France)

어느때의 일상 처럼 아무렇지 않은 시간 동안 그저 앞만 보고 길을 걸었다.발걸음에 시선을 던지고 천천히 걷어 올린 시선 끝에 마주치던 그 눈.그 둘이 처음으로 눈 마주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절대 잊지 못할거야. La vie d'Adèle - Chapitres 1 et 2 (2013) Drama, Romance / 179 min / France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Abdel Kechiche 각본 압델라티프 케시시 Abdel Kechiche (각본) 가리아 라크루아 Ghalia Lacroix (각본) 줄리 마로 Julie Maroh (원작) 출연 레아 세이두 Lea Seydoux (엠마 역)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Adele Exarchopoulos (아델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