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았던 곳/해외

녹차 아이스크림. Osaka, Japan

MUSON 2011. 12. 20. 18:24

동네의 보통 음식 먹기를 즐겨하는 나로써는 관광지에만 가면 정말 뭘 먹어야 할지 엄청난 고민에 빠진다.
괜히 값비싸고 어설픈 맛의 음식은 정말 최악이다.

교토의 어느 길을 걷다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수 많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값비싸 보이는 정식집이 길가에 늘어서 있었지만 눈길을 끄는 곳은 없었다.
굶주린 배를 쥐어잡고 십여분을 더 걸어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결국 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눈에 띈 일본 정식집을 찾아 들어갔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늘의 메뉴'를 주문했다.

일본은 어디에나 튀김이 빠지지 않는데 그곳의 튀김은 돈가스였다.
아아! 정말 다시 상상도 하기 싫다.
우리나라 24시 분식집에 가더라도 이것보단 나을 것이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더라도 이것보단 나을 것이다!
꼭 내가 만든 돈가스마냥 모양새도 별로였고 맛도 없었다.
그 맛없던 돈가스 정식을 1300엔이나 주고 먹은건 정말 좋지 못한 기억이다.

먹는둥 마는둥 배만 채우고 나와서 다시 말 없이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보니 아이스크림 간판이 보였다.
이거라도 먹어야겠다! 이거라도 먹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거야! 라는 생각으로 눈에 보였던 그 가게에 들어갔다.
밥도 팔고, 차도 팔고, 술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던 여러 음식 냄새가 뒤섞인 가게였다.

그 중에서도 기분을 달래줄 아이스크림을 주문하자 냉동실에서 반찬통같은 걸 꺼내더니 뚜껑을 열고 랩을 걷어낸다.
그리곤 그 반찬통에서 아이스크림을 퍼준다.
모양새는 이상했지만 꽤나 맛있어 보였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왔다.
맛없는 음식을 먹고나서 기분이 매우 안좋아있던 나를 달래준건 녹차아이스크림이었다.